Waffl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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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베누스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자리와 구조를 탐구해 온 이경훈 작가의 초대전 《Waffle Space》를 개최합니다.
이경훈의 작업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정이 잠시 머물고 스스로 드러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격자와 그리드는 화면을 지탱하는 질서이자 좌표로 기능하며, 그 안에서 감정은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조용히 존재합니다. 작가는 완결된 형식 대신 미세한 차이와 틈을 남겨두어, 보이지 않던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줍니다.
‘Waffle Space’라는 제목처럼, 와플 형태의 격자는 단순한 패턴을 넘어 감정이 놓이는 자리이자 시간의 단위가 됩니다. 인물과 사물, 상징적 형상들은 밝고 단순한 모습 속에 각기 다른 상태와 시간을 품고 있으며, 구조 속에서 긴장과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습니다. 비워진 칸은 결핍이 아니라, 또 다른 감정과 해석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으로 존재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초기 내면적 이미지 작업과 최근의 그리드 연작을 함께 선보일 예정인데, 표현 방식은 달라졌지만 보이지 않는 상태를 붙잡고자 하는 질문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직관에서 출발한 감정의 풍경과, 그 감정을 담기 위해 세운 구조는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공간적 사유’를 형성하게 됩니다.
《Waffle Space》는 감정을 설명하는 전시가 아니라 감정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자리이며, 관람자 각자의 보이지 않는 감정이 조용히 떠오르는 공간입니다. 이 전시는 구조와 여백 사이에서 감정이 형태를 얻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을 마주하는 관람자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