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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근 Kim BoKeun

본문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생각의 유무라고 말한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생각이 많아질수록 모순 또한 자라난다.
본능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가끔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듯 우리 삶에는 수많은 모순이 존재하고, 그것들에 익숙해져 더이상 이상하다고 각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렇게 자연스러워진 모순에 대해 작업을 하고 있다.
호흡이나 눈 깜빡임처럼 의식할수록 부자연스러워지고 어느 순간 다시 잊게 되지만 인식하는 순간만큼은 의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다. 모순된 둘 혹은 그 이상의 이미지와 생각을 한 작품에 담아 얼핏 보기에 자연스러운 이미지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이를 통해 생각의 환기를 끌어내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사슴의 뿔, 사자의 갈기는 수컷으로 성장을 한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히 생겨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어릴 적 나는 사회적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좋은 차, 집, 직업들이 자연히 생긴다고 생각했으나 특정 동물들과는 달리 노력으로 얻어야 하는 것들이었다. 스스로 나는 아직 덜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보편적으로 다 자란지 오래인 나이가 되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순간은 모호하다. 성장해 나가면서 발현되는 특징들은 새끼와 수컷을 구분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정작 나의 특징에는 아무런 특색이 없는 것 같다고 느껴 작업 안에서 뿔 혹은 갈기를 화려하게 그리면서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메꾸려고 하지만 오히려 텅 비어버린 나 자신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이 사회에서 아직 덜 자란 어른으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대해 표현 하고 있다.
예뻐보이는 이미지와 그렇지 않은 내용 사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통해 크고 작은 모순들 사이에 살아가는 현대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